두 분의 하루 일과가 궁금해요. ? 민지 일단 농사일이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지만. 그래도 조금씩이라도 하려고 하고 있어서, 바쁠 때는 5시~5시 반 이렇게 일어나고요. 안 바쁠 때는 6~7시에 일어나서 밭일하고. 그리고 저희가 약속한 출근 시간이 8시여서 그때부터 학교 업무를 하고 있어요. ? 아름 학교가 폐교라서 관리할 게 너무 많아요. 손은 많이 가는데 티는 안 나는 일들이 많아요. 새로운 공간 오픈을 위한 준비도 하고 있고요. 퇴근은 저녁 먹기 전에 6시나 5시 반에 끝난다고 되어있는데 딱히 지켜지지 않더라고요. 민지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제 생각엔 농촌에서는 일상과 일이 분리될 수 없는 것 같아요. 할아버지 할머니가 일어나서 일하다가 밥도 먹고 쉬기도 하고, 친구들과 놀기도 하고, 다시 일하는 것처럼 일과 내 생활이 합쳐져 있어요. 워라밸이라는 게 도시에서 만들어진 단어잖아요. 농촌은 제가 생각했을 때 그런 단어가 맞지 않다고 생각해요. 여기가 회사처럼 누가 시켜서 일하는 것도 아니고 자발적으로 일하고 내 생활도 하고, 피곤하면 좀 자기도 하고 좀 자유롭게 흘러가기 때문에 딱 구분할 수가 없는 것 같아요. 농사를 짓는 이유가 있나요? ? 아름 처음에는 그냥 텃밭 정도? 조그마하게 내가 먹을 수 있는 거 정도는 한번 지어봐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생태적인 것들이 지속 가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. 그래서 ‘내가 지금 농촌에서 할 수 있는 게 뭘까?’ 라고 했을 때 농사를 좀 더 생태적으로 자연과 함께 지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. 지금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하시는 농사는 환경에 엄청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, 저희가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같이 따라올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. 그래서 우리가 먼저 잘 해보자는 생각으로 농사를 시작했었고 유기농 농사를 짓고 있는 중이에요. 시골 언니 프로그램을 신청하신 이유가 궁금해요. ? 민지 시골 언니라는 타이틀이 저희한테 잘 맞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. 이건 저희끼리 많이 하는 얘기인데 (청년들이) 시골에 내려오면 여성들이 좀 더 잘 버텨요. 농촌과 자연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이 많고, 조금 더 가까운 사람이 여성이 훨씬 더 많은 것 같아요. 그래서 더 새롭고 좋은 친구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. ? 아름 민지가 말한 것처럼 시골 언니라는 타이틀이 되게 매력적이고 마음에 와닿더라고요. 그리고 저희가 귀농귀촌하려는 청년들의 디딤돌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기 때문에, 이번 기회로 여성 청년들이 왔을 때 저희가 그런 역할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어요. 시골을 막무가내로 가기에는 여러 가지 장애물도 있기도 하고, 이렇게 뭔가 원래 자리 잡고 있던 언니들이 없으면 여성들이 와서 지내기가 쉽지 않거든요. 저희도 처음 왔을 때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를 아니까 그런 부분에서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고, 그래서 저희가 생활하면서 진짜 실생활에서 필요했던 것들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어요. 시골 생활의 기본을 알려주겠다는 말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. 시골 살이의 기본은 뭘까요? ? 아름 시골에는 진짜 손이 너무 많이 가는 것들이 많아요. 전부 다 제 손을 거쳐야 이루어지는 것들이거든요. 귀찮다면 귀찮을 수도 있고 많다면 많을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해야만 시골 생활에 적응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. 그런데 전기나 목공 같은 것들을 필요할 때마다 매번 마을 사람들한테 부탁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런 기술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. 또 여기는 병원이 가까이 있지 않고 있다고 해도 사실 큰 도움이 되지 않아요. 그래서 내 몸을 스스로 치료하거나, 내 몸을 스스로 알아볼 수 있는 교육도 들어가 있고요. 자연에서 나는 식재료를 이용해서 요리를 해본다든지 혹은 민지 씨 처럼 빵을 만들어 본다든지 하는 프로그램도 있어요. 또 시골과 도시의 생각 차이가 되게 크고 문화도 되게 다르기 때문에, 내가 여기에 정착해서 어떻게 살아볼 수 있을지 내 삶의 방향을 어떻게 모색해 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같이 배워보려고 합니다. 민지 최고 베이직 코스. 사실 저희는 침도 놓을 줄 알아요. ? 아름 진짜 온갖 걸 다 배웠거든요. 목공도 배우고 전기도 배우고 납땜도 배우고. 그런 게 급할 때 도움이 많이 되고, 내가 뭔가 해보려고 했을 때 ‘저거는 내가 해볼 수 있겠네’ 하는 자신감이 생겨요. ? 민지 최근에 전구도 제가 달았습니다. 엄청 프로페셔널하진 않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내가 먹고 살 수는 있겠다 이 정도? ? 아름 저희가 배웠기 때문에 가르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. |